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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_해당되는 글 1건
2011.02.04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
+   [책읽은흔적]   |  2011. 2. 4. 19:23  
 

 진정한 것을 찾는 사람에게 강추!  메마른 감성을 촉촉히 적시는 글


 이외수씨 글은 한 단락의 글자들일 뿐인데, 미처 쓸리지 않아 구석에 끼어있는 먼지가 말끔히 씻겨 내려가는 듯이, 사람의 마음 구석을 쓰윽 훑어 내리면서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있다. 내가 독서광은 아니지만, 다른 글들을 읽다보면 그 작가가 풀어낸 글들을 따라 그 사고를 맞추어 가느라 애를 먹거나 읽다가 힘들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외수씨의 책들을 몇 권 보다보면 왜 청정구역이라는 강원도 화천에 '감성마을'이 생겼으며, 왜 마을 이름이 '감성마을'인가 저절로 와 닿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한 노인의 '호'와 그 노인이 만들어낸 여자 공식이 먼저 흐읏-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그러다가 프하하하하하 하다가 뒤로 쓰러지기도 한다. 여자에 대한 공식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 공식의 풀이는 책 내용을 직접 읽어보면 알게 되니까 이 곳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여자'가 두 번이나 들어가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작가는 남자인데 그 '여자'에 대해서 어떻게 책을 쓸 수가 있었을까부터 시작해서 여자에 대해 누구나 다 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일까 했으나 결론은 전혀 아니올시다 였다.ㅡ이렇게 나 자신이 책 제목과 처음 맞닥뜨렸을 때, 막연하고 무조건적 인식관이 내 사고 앞을 가로막는 것을 느낀다. 살면서 얼마나 그 동안 이런 인식관이 나를 지배해오고 있었는지. 또, 책이 아닌 다른 곳에도 억울하게 지배당하는 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ㅡ


 나는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과 주변 사람의 인식 사이에서 갈등하며 겪었던 안 좋은 경험과 상처 때문인지 p.81을 읽으면서 몸 속 어느 한 구석진 곳에 맺혀 여간 풀리지 않던 무언가가 쏴아- 쓸려 내려가는 시원함을 맛보았다. 또 본문을 끝까지 읽어 내려가며 뇌 속에서부터 뇌 바깥을 둘러싸 안고 있는 어떤 밝고 찬란한 에너지의 파장을 느꼈다.ㅡ이외수씨 작품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점이다ㅡ 여자로서 공감했고, 사람으로서 한번 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사색하며 읽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웠던 사람, '사랑'하면 이성친구, 애인간의 아름답고 행복하지만은 않은 사랑, 그로인해 파생되는 추한 인간의 모습 등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한번쯤 고민해 보고 답을 얻으려고 해 본 사람, 그리고 남자로서 여자와, 여자로서 남자와, 또는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답을 얻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이 정에 굶주려 있는 것 같거나 좀 막연하지만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갈급함을 느끼는 사람, 무언가 보람차고 값진 일을 이루고 싶은데 세상의 각박함에 상처받고 실망해서 세상을 멀리하는 염세적인 마음을 나도 모르게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인생의 오랜 선배, 혹은 스승, 현자에게 인생을 사는 지혜를 배우고 싶어서 전 세계 명언을 찾아 읽고 수첩에 메모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의 또 하나 남다른 점은, 책 속에 향기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정태련씨의 독특한 그림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으려고 책 속으로 연신 얼굴을 파묻었다. 감성이 얼마나 메말라 있었으면 나는 처음에 책 속에서 향기가 나는 지도 몰랐을까ㅡ언니가 옆에서 책을 보면서 알아채고 말해줘서 알게 됐다.ㅡ 너무 강하지 않아 현기증도 나지 않는 좋은 향기.


 한편으로 이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며칠이 지났는데, 곧 뇌 속을 비추던 찬란한 에너지는 온데 간데 사라져버리고 다시 책 읽기 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두고두고 반복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학습서, 참고서, 교과서는 반복해서 보며 달달 외우다시피해서 공부 했었는데, 왜 이런 책에는 내 인심이 후하지 않을까 시험을 봐야 되나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내 메마른 감성을 치유해 주기 위해 한 권으론 부족함을 느낀다.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 이외수씨의 책들을 계속 조금씩 더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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